땀 많이 흘리면 피 걸쭉해져…뇌경색 발생률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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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보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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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7월 6일(Thu) 10: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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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땀 많이 흘리면 피 걸쭉해져…뇌경색 발생률 ‘쑥’ >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서 나타나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파열된 뇌혈관에서 흘러나온 피가 뇌 내부로 흘러들어 발생하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로 나뉘며, 주로 덥거나 추울 때 많이 나타난다.
날씨가 추우면 혈관이 수축된다. 이에 혈압이 높아져 뇌출혈을 유발하게 된다. 뇌출혈은 갑자기 발병하며 증상은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된다.
더울 때는 뇌출혈보다 뇌경색 형태로 많이 나타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탈수현상이 나타나기 쉽다.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뇌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든다. 걸쭉해진 피는 덩어리지는데 이러한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서 뇌경색을 일으킨다. 이럴 경우 두통·어지럼증 또는 팔다리가 마비되거나 눈이 보이지 않는 등의 증상이 짧게는 수분 길게는 수시간 동안 악화됐다 호전되기를 반복한다.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A씨는 65세 남자로 50대부터 고혈압약을 복용해왔다. 담배도 피우고 있으며 2년 전에는 당뇨가 의심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밖에서 농사일을 하던 A씨는 갑자기 오른팔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더위 탓이라고 생각해 2~3분 앉아서 쉬었더니 증상이 곧 사라졌다. 다시 일을 시작하려는데 이번에는 팔은 물론 다리에도 힘이 풀려버렸다. 게다가 말까지 어눌해진 듯했다. 잠시 쉴 요량으로 바닥에 누운 A씨는 그대로 잠이 들었고, 눈을 떠보니 응급실이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수액을 맞아 위험한 순간은 넘겼다. 그러나 치료를 시작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흐른 상태였고, A씨는 결국 후유증으로 장애를 갖게 됐다.
위 사례는 동맥경화에 의한 뇌경색의 전형적인 예다. 환자는 담배를 피우는 데다 혈압이 높고 심지어 당뇨병까지 앓고 있었다. 이에 동맥경화로 혈관이 심하게 협착된 상태였는데, 무더위에 탈수현상까지 겹쳤다. 당연히 뇌로 가는 혈류가 줄었고, 그 결과 뇌경색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A씨가 담배를 끊고 평소 혈압·당뇨병 관리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동맥경화를 방지해 뇌졸중에 걸리지 않았을 수 있었다.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적절한 수분 공급으로 탈수를 예방했더라도 그랬을 것이다. 적어도 처음 팔다리에 힘이 빠졌다가 좋아졌을 때 이것이 뇌졸중 전조증상임을 알고 빨리 병원에 갔더라면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불행은 막을 수 있었다.
뇌졸중은 암·심장병과 더불어 한국인의 주된 사망 원인이자 후유증으로 심각한 장애를 남기는 병이기도 하다. 다행히 최근 예방·치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러한 고통과 장애를 피할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뇌졸중은 나이 드신 분들이 취약한데, 고령층이 많이 사는 농촌지역의 뇌졸중 발생률을 줄일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다같이 힘써야 할 것이다.
배희준<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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