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흡연은 독가스 공격이다
- 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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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상담사(보건소)
- 작성일
- 2007년 2월 26일(Mon) 14:30:08
- 조회수
- 2037
간접흡연은 독가스 공격이다 [조선일보]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식당에서 외식을 하다가 생면부지의 사람으로부터 독가스 공격을 당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이 독가스에는 벤젠, 비소, 포름알데히드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발암물질이 다 들어있다. 담배가 뿜어내는 연기를 말한다. 그 담배연기를 마신 후 바로 죽는 것은 아니다. 수포와 같은 외상이 생기지도 않는다. 하지만 깊은 내상을 입는다. 잠깐 들이마시기만 해도 폐 세포가 손상을 입어서 암으로 변해갈 수 있고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혈전이 생길 수 있다. 당신의 자녀가 그 독가스를 마셨다면 감기에 약해지고 중이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혹시라도 천식을 앓고 있었다면 증상이 심해질 것이고 폐의 성장에도 지장을 받게 된다. 가족 중에 임산부가 있었다면 저체중아를 출산할 위험이 높아진다. 얼마 전 담배소송 법원 판결이 있었다. 폐암 환자에 대한 담배회사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이었다. 그 판결을 수긍하는 사람도 꽤 있는 것 같다. 흡연을 개인 선택의 문제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간접흡연의 피해자는 주로 흡연을 하지 않는 여성과 어린이들이다. 우리나라에선 2005년 한 해 동안 3651명의 여성이 폐암으로 목숨을 잃었다. 미국 학술원 보고서에서는 흡연을 하지 않는 여성에게서 생긴 폐암의 21%는 간접흡연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결과를 단순 적용해보면 우리나라에서 매년 700명이 넘는 여성이 다른 사람이 피운 담배 때문에 폐암에 걸려 죽고 있다. 환경부가 2005년부터 실시한 어린이 환경성 질환 관련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41%가 집안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되고 있다. 그런 아이들은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어린이보다 천식에 걸릴 확률이 높다. 흡연에 관대하던 유럽 국가들도 최근 강한 금연 조치를 취하는 추세다. 아일랜드에선 2004년부터 유럽 국가 최초로 식당과 술집을 포함한 모든 직장 내 금연조치를 시행했다. 이런 조치가 이탈리아 프랑스 등으로 퍼져가고 있다. 미국에선 캘리포니아 주가 실내는 물론 건물 밖이라 하더라도 문이나 창문에서 20피트 내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없게 금지했다. 캘리포니아 주의 캘러바사스 시에선 2006년부터 실내뿐 아니라 실외까지 전면 금연 조치를 취했다. 아시아 국가 중엔 홍콩이 올해부터 실내뿐 아니라 공원을 포함한 일체의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했다. 우리나라는 무풍지대다. 금연 정책은 담뱃값 인상이라는 덫에 갇혀 버렸다. 담뱃값을 올려서 흡연율도 낮추고 그 돈으로 다양한 건강증진 사업을 한다는 원래 취지는 좋아 보였다. 하지만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많았는지 담뱃값 인상에 제동이 걸리면서 금연 정책도 같이 실종되어 버렸다. 국민건강증진법에서는 일정한 규모의 실내 시설들을 금연시설로 지정하고 있고 그 적용 범위를 넓혀가는 추세이긴 하지만 미흡하기 짝이 없다. 법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단속할 의지도 없고 당연히 실적도 없다. 간접흡연이라는 독가스 공격은 가끔 한번씩 당해도 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일터와 식당과 공공장소에서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것은 국민의 기본 권리이다. 그리고 국가는 이것을 보장해야 한다. [권호장 단국대 교수·예방의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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