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화군 강소농 한성희 -
강화군 내가면 황청리는 겨울이 되면 빙어 축제가 열려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빙어축제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황청포구는 서해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하여 가족과 연인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서해바다와 산, 저수지를 어우르는 너른 벌판에는 여름내 푸른 벼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흔적이 아직도 선명하다.
이처럼 아름다운 마을에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청년 농업인 한성희(26세) 강소농이 벼농사를 지으며 고향을 지키고 있다. 2011년 한국농수산대학 졸업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농사에 뛰어든 새내기 농사꾼인 그는 몸이 불편한 부모님의 논을 포함하여 6.6ha 가량을 벼농사를 짓고 있는데 이중 4ha는 그가 직접 친환경인증을 받은 논이다. 여기서 생산된 쌀은 같은 지역에 있는 마니산친환경영농조합법인에서 수매하여 판매하는데 작년에 우연히 법인 사무실에 들렀다가 미처 다 팔지 못하고 창고에 쌓아둔 자신의 쌀을 보게 되었다. 주로 인천시 학교 급식용으로 판매되던 친환경 쌀의 판로가 막히면서 남겨진 쌀이었다. 정성을 다해 쌀을 재배한 농업인의 마음이 안타까워 뜻을 같이한 친구 2명(이승철, 유주원)과 여기저기 쌀 판매에 나섰다. 우선 강화군 일대와 근처의 중소마트, 유치원을 중심으로 홍보하였으나 경험부족과 친환경 쌀의 높은 가격 때문에 번번이 퇴짜 맞기 일쑤였다. 그래도 하나 둘씩 강화 친환경 쌀을 파는 마트가 늘어나면서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는 마음 맞는 농업인들과 공동으로 브랜드를 만들고, 소비자와의 직거래를 통해 소득을 지금보다 2배 이상 올리는 꿈을 가지고 있다. 농업인은 농산물을 제 값에 팔고 소비자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강소농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유통과 마케팅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반드시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
쌀 한 톨을 위해서는 농부의 손길이 88번이 필요하다고 한다. 무심코 먹는 밥에서 한 번쯤은 농업인들의 수고로운 땀방울을 생각해보는 것도 새해를 여는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사진 : 강소농 한성희)